
[NOW경제=권혁]
OTT 시장에 도전장을 냈을 때, 쿠팡플레이에 업계의 시선은 차가웠다. 콘텐츠 확보조차 쉽지 않은 후발주자가 치열한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빠르게 성장하는 쿠팡이라도, 차별화된 OTT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로켓배송'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시작한 OTT는 결국 시장을 흔들었고, 로켓와우 멤버십의 강력한 지원군이 됐다. 쿠팡플레이는 2024년 OTT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고, 티빙을 제치고 토종 OTT 시장 1위에 올랐다.
날아오른 쿠팡플레이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여전히 견고한 시장 1위, '공룡'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프로야구'란 카드를 들고 추격을 시작할 티빙도 견제해야 한다. 쿠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던 쿠팡플레이는 어떻게 쿠팡의 효자가 되었을까.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성공 공식으로 앞으로의 과제도 풀어나갈 수 있을까.
쿠팡이 OTT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20년 말이다. 동남아시아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훅을 인수한 이후 5개월 만이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당시 쿠팡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 수는 500만 명.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별도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며 '혜택'을 강조했다. 당시 2900원이라는 저렴한 멤버십 요금으로 OTT 서비스까지 제공하자, 초기 이용자 유입이 빠르게 이뤄졌다.
그러나 OTT 플랫폼의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온다. 넷플릭스는 《킹덤》 《스위트홈》 등 굵직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하며 판을 굳혔고, 웨이브와 티빙도 방대한 콘텐츠 보유량을 내세웠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볼 작품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던 포부와 달리 멤버십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혜택' 정도로 인식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OTT 진출이 쿠팡의 실적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쿠팡플레이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넷플릭스의 공언에 있었다. 넷플릭스는 2019년 "광고 비즈니스나 스포츠 중계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의 '무풍지대'인 스포츠 영역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토트넘 홋스퍼 경기,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 예선,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 등을 생중계하며 스포츠 중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어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 주요 축구 리그를 중계하면서 '축구팬이라면 쿠팡플레이를 봐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었다. 기세를 몰아 2025~26 시즌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중계 계약까지 따냈다. 올여름부터 중계를 시작할 전망이다. 중계 범위는 F1(모터스포츠), NFL(미국프로풋볼), LIV 골프, ONE 챔피언십(격투기), FIBA 아시아컵(농구), FIVB 세계배구선수권대회까지 넓어졌다. 올해부터는 LIV 골프 정규 대회를 선보이고, 시즌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OTT에 스포츠를 이식한 쿠팡의 전략은 아마존의 성공 공식과도 겹쳐진다.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뒤, 2011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라는 이름의 OTT를 출시했다. NFL, EPL 등 스포츠 중계를 통해 시장에 안착했고,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을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성공적으로 락인시켰다. 결국 넷플릭스조차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으니, 스포츠 콘텐츠의 경쟁력도 입증된 셈이다. 스포츠를 키우자 로켓와우 멤버십에서 남성 회원 비중도 커졌다.
토종 OTT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스포츠로 흥한 쿠팡플레이를 프로야구라는 강력한 무기를 쥔 티빙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야구의 계절'에 넷플릭스와의 MAU 차이를 역대 최소인 390만여 명까지 좁힌 전례가 있다. 티빙은 시즌을 대비해 스포츠 콘텐츠 보강에도 나선 상황이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기존 중계와 차별화한 '티빙 슈퍼매치'를 주 2회로 확대하고, 최근 영상 소비 트렌드에 따라 쇼츠 탭도 새로 만들었다. 티빙이 철저한 대비를 마친 만큼, 2~3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플레이의 반전 플레이…승부수 통했다
나우경제기자 2025-03-23 12:24:11

[NOW경제=권혁]
OTT 시장에 도전장을 냈을 때, 쿠팡플레이에 업계의 시선은 차가웠다. 콘텐츠 확보조차 쉽지 않은 후발주자가 치열한 시장에 안착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빠르게 성장하는 쿠팡이라도, 차별화된 OTT를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로켓배송'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시작한 OTT는 결국 시장을 흔들었고, 로켓와우 멤버십의 강력한 지원군이 됐다. 쿠팡플레이는 2024년 OTT 앱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고, 티빙을 제치고 토종 OTT 시장 1위에 올랐다.
날아오른 쿠팡플레이에도 과제는 남아있다. 여전히 견고한 시장 1위, '공룡'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프로야구'란 카드를 들고 추격을 시작할 티빙도 견제해야 한다. 쿠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던 쿠팡플레이는 어떻게 쿠팡의 효자가 되었을까. OTT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성공 공식으로 앞으로의 과제도 풀어나갈 수 있을까.
쿠팡이 OTT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20년 말이다. 동남아시아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훅을 인수한 이후 5개월 만이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었다. 당시 쿠팡 멤버십인 로켓와우 회원 수는 500만 명. 쿠팡은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별도 비용 없이 쿠팡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며 '혜택'을 강조했다. 당시 2900원이라는 저렴한 멤버십 요금으로 OTT 서비스까지 제공하자, 초기 이용자 유입이 빠르게 이뤄졌다.
그러나 OTT 플랫폼의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온다. 넷플릭스는 《킹덤》 《스위트홈》 등 굵직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이어 공개하며 판을 굳혔고, 웨이브와 티빙도 방대한 콘텐츠 보유량을 내세웠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볼 작품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던 포부와 달리 멤버십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혜택' 정도로 인식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OTT 진출이 쿠팡의 실적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쿠팡플레이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넷플릭스의 공언에 있었다. 넷플릭스는 2019년 "광고 비즈니스나 스포츠 중계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의 '무풍지대'인 스포츠 영역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토트넘 홋스퍼 경기,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 월드컵 2차 예선,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 등을 생중계하며 스포츠 중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어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 등 해외 주요 축구 리그를 중계하면서 '축구팬이라면 쿠팡플레이를 봐야 한다'는 인식을 만들었다. 기세를 몰아 2025~26 시즌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중계 계약까지 따냈다. 올여름부터 중계를 시작할 전망이다. 중계 범위는 F1(모터스포츠), NFL(미국프로풋볼), LIV 골프, ONE 챔피언십(격투기), FIBA 아시아컵(농구), FIVB 세계배구선수권대회까지 넓어졌다. 올해부터는 LIV 골프 정규 대회를 선보이고, 시즌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OTT에 스포츠를 이식한 쿠팡의 전략은 아마존의 성공 공식과도 겹쳐진다.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뒤, 2011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라는 이름의 OTT를 출시했다. NFL, EPL 등 스포츠 중계를 통해 시장에 안착했고,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들을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성공적으로 락인시켰다. 결국 넷플릭스조차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었으니, 스포츠 콘텐츠의 경쟁력도 입증된 셈이다. 스포츠를 키우자 로켓와우 멤버십에서 남성 회원 비중도 커졌다.
토종 OTT 순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도 있다. 스포츠로 흥한 쿠팡플레이를 프로야구라는 강력한 무기를 쥔 티빙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야구의 계절'에 넷플릭스와의 MAU 차이를 역대 최소인 390만여 명까지 좁힌 전례가 있다. 티빙은 시즌을 대비해 스포츠 콘텐츠 보강에도 나선 상황이다.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기존 중계와 차별화한 '티빙 슈퍼매치'를 주 2회로 확대하고, 최근 영상 소비 트렌드에 따라 쇼츠 탭도 새로 만들었다. 티빙이 철저한 대비를 마친 만큼, 2~3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