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이 다시 오른 것은 사료에 들어가는 국제 곡물 가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빠르게 뛰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곡물 수출량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비중은 옥수수 50%, 밀 30%를 차지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가 한 달 전보다 1분기 5.8%(추정치) 올랐고, 2분기에는 13.6%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곡물의 경우 자국 소비가 우선되기 때문에 수출제한 조치가 더 빈번하게 쓰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내년까지 식료품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식용유 수출 금지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세계 밥상 물가 상승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발표가 나오자마자 미국 시장에서 콩기름 가격이 4.5% 올랐다. 식용유 가격이 오르면 라면을 포함해 튀기고 볶는 음식, 쿠키와 초콜릿 등 제과 제품 가격이 따라서 오르게 된다. 식용유 가격은 이미 지난해 가뭄 등의 영향으로 오르기 시작해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세를 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세계 해바라기씨유 수출량의 75%를 맡고 있는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파괴하고 수출 선박을 봉쇄했기 때문이다.

전쟁 여파로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계란값도 오르기 시작했다. 이날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를 보면 지난 22일 특란 30구(1판)의 평균 소비자 판매 가격은 7010원으로 1개월 전(6358원)보다 10.3% 올랐다. 계란 한 판 값이 7000원을 넘은 것은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 기준으로 지난해 8월 4일(7038원)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료비가 올랐고, 대형마트의 할인행사가 중단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이자 각종 음식의 재료로 쓰이는 계란 가격이 오르면 밥상 물가·외식 물가를 더 밀어 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