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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최종 편집일 : 2020년 8월 5일 (수) 08 : 58
신간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신소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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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_ 서면 인터뷰 질문지_편집본0514

1.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컴퓨터응용 기계설계’라는 학과의 외래교수를 9년 정도 했습니다. 컴퓨터를 기반으로 기계나 생산설비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쉽게 말해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는 기술을 가르쳤지요. 그러던 중 기계가 아닌,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설계’야 말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삶과 죽음’에 관한 여러 교육프로그램을 설계하고자 평생교육사가 되고싶었어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평생교육학을 전공하고, 직접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며 생애설계 및 웰다잉 분야의 강사들을 양성해 왔어요.

사회 변화를 도모하는 시민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한지도 벌써 5년 남짓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이 우리 사회에 아직 갖추어져 있지 않은 교육을 만들고 적용한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한편 평생교육 분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는 죽음, 삶, 사람, 자연 등 무엇이든 될 수 있어요. 우리 주변에 항상 문제로 남아 있지만, 기존 교육의 틀 안에서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하지만 미래가치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어떤 주제든 연구하고 설계할 가치가 있습니다. 근래 가장 관심이 큰 주제는 ‘좋은죽음’인데요,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독일, 미국처럼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죽음준비교육’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적합한 죽음준비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여러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2. 기계설계를 가르치다가 삶과 죽음의 인생설계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앞서 잠깐 말한 것처럼, 기계에 생명을 부여해 그 시작과 끝을 맺는 일을 하다가 어느 날 인생에도 설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에도 시작이 있고 끝이 있다는 게 새삼 크게 다가왔죠. 그런데 주위를 돌아보면서, 삶의 일부분인 마지막 시기를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삶의 마무리를 위한 계획은 다른 게 아니라 바로 삶의 완성인데 말이죠.

사실 살면서 늘 의문이었죠. 죽는다는 게 과연 뭘까? 우리 삶 속에서 가족이든 지인이든 죽음은 늘 발생하는데,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장례이데올로기에 따라 한 인생의 죽음이 그냥 ‘쓰윽’하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다들 나름의 의미가 있고 기록되고 회자되고 싶은 삶들이었을 텐데,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참 허무했습니다. 궁금함보다는 불편함에서 오는 궁금증이었을 겁니다. 고인을 보내는 자리에 모였을 때, 고인과의 재밌었던 추억이라도 소환하려 하면 철이 없다며 입을 틀어막혔던 기억이 있어요. 누구나 한번은 거쳐야 하는 죽음인데, 마치 없는 일인 듯, 애써 못 본 척 눈감고 쉬쉬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거죠.

‘삶의 완성’에 관심이 좀 더 깊어진 것은 ‘죽음’ 앞에 ‘죽어감’이라는 단계가 있음을 인식하면서부터예요. 길 수도 짧을 수도 있는 이 ‘죽어감’의 과정은 당사자가 느끼는 죽음의 색이고, 그 사람이 만드는 죽음의 분위기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어느 날 죽음이 갑자기 닥치거나 하기 전에 죽음에 관한 가치관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어야만 평온하게 죽어감 그리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죽어감이라는 과정 또한 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하고 준비하고 싶었어요. 품위 있고 존엄하며 자신에게 용납 가능한 죽어감과 죽음을 말이죠.


3. 선생님의 죽음수업에서 만났던 학생들에 대해 얘기해본다면?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죽음을 직접 그려보자고 해요. ‘네? 죽음을 그리자고요?’ 처음엔 다들 화들짝 놀라면서 두려워해요. 우선 백지에 해골을 그리면서 시작하죠. 그러고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죽음의 색을 골라 해골에 색을 채우고 눈, 코, 입도 그려냅니다. 이때 임종의 순간에 같이하고 싶은 사람을 적어보게 합니다. 죽음을 그리는 과정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게 돼요. 그리고 자신의 삶을 완성하는 데 지침으로 삼거나 새기고 싶은 가치를 마지막 메시지로 적게 합니다. 예를 들어 ‘세상을 맛나게 살다가 간다’ ‘착하게 살다 간다’ ‘삶이 아름다웠다’ ‘최선을 다해 열심이었다’ ‘우물쭈물하다가 너 이럴 줄 알았다’ 등 메시지를 남기면서 자신을 다독이기도 하고, 남은 가족을 걱정하기도 해요. 이런 모습을 보면, 처음 보였던 놀람과 두려움의 반응은 온데간데없고, 화려하고 아름답게 채색된 해골 그림이 남는 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간혹 어떤 분은 수업 중에 대성통곡을 해서 강의장 전체가 울음바다가 되기도 하죠. 그 순간에는 제가 전달한 강의 내용보다 더 많은 걸 서로 느끼게 되죠. 사실 누구나 다 아는 거잖아요. 사는 것과 죽는 것, 모두에게 공평하게 한 번씩 있으니까.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강의하면 할수록 삶을 더 많이 배우게 되더라고요. 네, 저도 배웁니다.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웃음) 오늘은 또 삶의 어떤 아름다움을 배우게 될까, 늘 기대하면서 강의를 나섭니다.


4.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직접적인 계기는 엄마가 딸인 저희 집에 ‘치매 간병 해방 여행’을 오셨는데, 들고 오신 된장 보따리 속 된장 맛이 바뀐 것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소리냐고요?(웃음) 이제는 그런 집이 많이 없을 수도 있는데 한 시절, 된장은 그 가족의 안부이며 역사였잖아요. 40여 년간 먹어오던 할머니의 된장을 할머니의 치매로 더 이상 맛볼 수 없게 된 상황에서 평소에 느끼지 못한 다른 감정이 생겼어요. 그래서 ‘어! 할머니 된장이 아니네?’ 하는 질문으로 엄마와 3박 4일간 할머니 치매 간병 이야기가 시작되었어요. 할머니의 치매와 입원이 우리 가족에게 질문을 던진 거죠. 한 세대의 저묾을 지켜보면서 문득 우리 엄마는 어떻게 남은 삶을 완성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제목이기도 한,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라는 질문은, 보이는 것과 달리, 옷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포괄적인 질문입니다. 죽음 혹은 죽어감에 관한 생각을 묻는 다른 많은 질문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작점에 놓일 만한 질문이자, 그 질문들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함축적이고 상징적인 질문이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책 한 구석에 썼듯, 질문들은 단순하고 현실적이었고, 대답들은 담담하고 소박했어요. 하지만 그 답의 깊이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생각은 물론, 삶에 대한 가치나 완성하고 싶은 목표 등을 담고 있을 만큼 깊었지요.

이 질문에서 장례식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생각해보면 생일파티를 해줄 때는 주인공의 취향을 고려하여 준비하잖아요. 장소나 초대할 친구들도 고심해서 정하고, 맞춤형 이벤트를 준비한다든가... 생일자에게 최대한 집중해주잖아요. 근데 장례는 다 똑같아요. 검은 상복을 입고 육개장을 먹으며 삼일장을 치르죠. 고인이 삶의 끝자락에서 어떤 것을 거부하고 싶어하고,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죠. 그에 더해 내 가족의 노화, 질병, 죽음의 순간에 도움을 주었던 병원이나 장례시스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살려야만 하는 병원시스템 안에서 나의 죽음은 결국 ‘실패’로 남을 것인가? 엄숙, 근엄, 청결을 강요하는 장례식에서 정작 주인공이 없었던 건 아닐까?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죽음을 대하는 문화가 과연 당연한 걸까? 이런 생각들이 이어지며 글이 술술 풀렸습니다.


5. 엄마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뒤 느꼈던 점은?
솔직히 저도 접근은 어려웠어요. 일단 내가 안 죽어봤잖아요. 누구를 대신해서 죽어 줄 수도 없는 거고요. 죽음이 무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엇을 기준 삼아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는 거죠. 그래도 명색이 ‘좋은죽음’을 가르치는 사람인데 정작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에는 아마 많은 독자분들과 똑같이 불편해하고 애써 침묵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께서 다리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신 일이 있었어요. 그 덕에 치매가 전보다 심해지셨고요. 할머니 덕분에 엄마와 저는 물론, 우리 가족은 노화, 치매, 죽음 등에 대해 깊은 속내를 터놓고 대화하게 되었어요. 불행 중 다행이랄까, 너무 감사한 일이죠. 주변에서 그런 얘기도 들었어요. 할머니가 안 계신 가정에서는 그런 대화를 자연스럽게 꺼내기 힘들다고. 정말, 엄마를 당사자로 놓고 대뜸 죽음을 얘기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어요. 할머니를 바라보는 엄마의 이야기를 듣는 딸의 입장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직접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계신 분들에게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모님의 노화를 마주한 자녀분들이 제 책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시고 가족 간에 소통의 물꼬를 터보시기 바라요.

사실 ‘산소’ ‘봉안’ ‘부고’ ‘유골함’ ‘수의’ 등 단어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은 거기서 연상되는 슬픔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 단어들을 품고 있는 제도나 관습 탓도 커요. 현재 널리 퍼져 있는 장례문화가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과 맞지 않는데, 그걸 이야기하거나 함부로 바꾸기가 어려워요. 기존 문화로는 각자가 평소 갖고 있던 죽음에 대한 감정이나 집안마다 처한 제각각의 상황을 담아내기가 어렵죠. 제가 엄마와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 어려운 단어들이 가벼워진 건 분명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죽음을 맞는 분의 의사라는 데는 누구도 반대하기 어려우니까요.

엄마가 3박 4일 동안 딸인 저에게 와서 들려준 무용담 같은 간병 에피소드들을, 저는 물론이고 주변에서 너무 재밌어했어요. 엄마도 당신 엄마의 치매는 처음니까, 나이 칠십인데도 유치원생같이 허둥지둥하면서 시시때때로 터지는 문제의 대처법을 찾아내고, 할머니도 그 안에서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며 적응해가시고 하는 것이, 웬만한 청춘성장드라마 못지않은 ‘노인성장드라마’를 보는 듯했다고나 할까요. 할머니의 칠남매가 좌충우돌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나라에서 보장하는 복지시스템이나 주변의 도움을 찾아내는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처럼 스릴도 있었어요. 이런 모든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제 부모의 마지막 그리고 저의 마지막에 관한 일들을 미리 배울 수 있었죠. 보고 들은 게 있으니, 저는 좀 덜 당황하고 좀 덜 후회하리라고 기대합니다. 제 책의 독자분들도 이런 기대를 충족하시리라 믿습니다.


6. 왜 삶 속에서 죽음을 고민해야 하나?
죽음을 삶의 연속선상에 있는 사건으로 보는 관점에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죽음을 삶과 분리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거죠. 단적으로 말해서, 내가 내 ‘죽음과 죽어감’을 고민하지 않으면, 내 가족들의 삶이 고통스러워져요. 가족의 죽음이나 죽어감에 닥쳐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압박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거예요. 게다가 죽음은 오롯이 혼자 겪어내야 하잖아요. 누구에게 대신해달라 할 수 없으니 우리는 각자의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의 철학을 세워야 한다고 봐요. 그러면 좋겠어요.

책을 쓰면서 엄마들은 늘 자식 걱정한다는 말을 더욱 실감했어요. 당신의 그날이 아들, 딸들에게 고통이 되거나 슬픔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의 고민은 생각보다 깊고 길었더라고요. 엄마가 찾은 답은 행복한 장례식이었죠. 엄마는 그렇게 당신의 죽음마저도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고 싶은가 봐요. 저도 훗날 엄마가 그랬듯 그렇게 하고 싶어요.


7. 죽음을 고민하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삶의 변화가 있다면?
죽음이 두려운 것은 누구도 겪어본 적 없는 상황에서 드는 여러 복잡한 감정 때문입니다. 내 삶이 끝난다는 상실감, 가족과의 이별에 따른 슬픔 등이죠. 그런데 다행히도(?) 내 삶의 마무리를 ‘상실’로 할 것인지, ‘완성’으로 할 것인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만약 내가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당하게 되는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상실감이 매우 크겠죠. 하지만,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방향에서 ‘맞이하는 마지막’에 이르게 된다면 만족스러운 완성을 이루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제일 큰 변화는 삶의 가치를 되짚어보게 된다는 점이에요. 삶의 관점에서 삶은 살아가는 것이지만, 죽음의 관점에서 삶은 죽어가는 거잖아요. 죽어간다는 것은 지나온 것이 아닌, 앞으로 다가올 것에 집중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살아온 날의 가치보다 살아갈 날의 가치에 더 주목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앞으로 어떻게 살까? 앞으로 어떤 가치로 살까? 무엇으로 그 가치를 완성할까? 등을 물으면서요. 죽음이라고 할 때 상실감이나 막연한 두려움을 떠올리는 게 아니라, 일상을 살아낼 때만큼이나 열심히 준비하여 삶을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정말 고마운 변화라고 하겠지요.

8. ‘웰다잉’이 시대의 화두로도 떠오르고 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사실 ‘웰에이징’의 최상위 완성단계가 ‘웰다잉’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잘 살고 잘 죽고’가 화두가 되는 이유를 ‘긴 수명, 가치의 변화, 공공의 선’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습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고민은 이제 그 이전 시대의 가치였던 ‘기본생활 영위’ 그 이상의 가치를 필요로 하게 되었죠. 사회에서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기 시작하면서 더불어 주목받게된 개인 가치의 변화가 공공의 선을 이루는 사회적 가치와 색을 같이해가는 현상 때문이 아닐까 해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개인이 공공의 선을 추구하고자 한다면, 그는 자신의 삶의 완성이 사회적 가치의 완성에 일조하고 싶을 겁니다. 한편으로는 이런 방향에서 ‘웰다잉’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웰다잉의 세부 내용은 바뀌어왔고 바뀌어가겠지만, 거기엔 어떤 정답도 없다는 것과 개인의 가치와 공공의 선이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는 어느 시대든 존재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지금 서로 이야기하는 ‘웰다잉’이 개인과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


9. 책을 쓰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저는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엄마에게 ‘좋은죽음’을 멋지게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 쓰지도 않았는데 뿌듯하고 스스로가 대견하고 효녀가 된 것 같고 그랬죠.(웃음) 실제로 책을 완성하기도 전인데, 나를 소개해야 하는 자리마다 ‘엄마에게 선물한 죽음’을 쓸 작가 신소린입니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글을 쓸수록 죽음은 떠나보내는 자가 준비하는 게 아니고, 떠나는 자가 당신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고, 보내는 자는 그 완성을 곁에서 응원하고 도와주는 거라는 깨달음은 참 여운이 길었어요.

또한 부끄럽지만, 이런 얘기를 한다고 해서 제가 평소 살가운 딸이거나 효녀인 것은 더더욱 아니에요. 그전에는 ‘엄마’라는 단어로 별로 눈물을 글썽여 본적이 많지 않아요. 근데, 이번 책을 쓰면서 너무 친해져서 ‘엄마~’하고 부르기만 해도 계속 눈물이 나요. 내 안에 엄마라는 사람의 인생이 깊숙이 들어온 것 같아요. 재미있게도 엄마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반대로 엄마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엄마의 죽음에 대한 가치관을 알게 된 것이나 저 또한 엄마의 생각에 감화된 것이나 모두 저에게 선물로 돌아왔어요. 어떤 사람의 죽음에 관심을 가지면 그 사람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10.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 책으로 정답 같은 답을 제시한 것은 아니에요.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의 완성에 정답이 있겠어요. 다만 수업에서 전달했던 다양한 이론가들의 딱딱한 이론보다 바로 제 경험을 이야기로 전달하고 싶었어요. 특히 제 어머니가 장기기증, 시신기증, 행복한 장례식 등의 이야기를 하셨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이야기’예요. 각자 평생을 살아오며 쌓은 가치에 따라 희망하거나 생각하는 마지막 모습은 각기 다양한 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여기서 변하지 않는 전제는, 죽음은 보내는 자가 아닌 떠나는 자가 자신의 삶을 완성하고자 하는 의향이 조명되어야 한다는 점이겠죠. 그분의 삶이 그분의 가치에 따라 완성되는 것이라면 그 어떤 모양이라도 좋을 거 같아요. 그럴 때야 비로소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의 시작은 한 단어로 ‘관심’이었어요. 관심이 생기니 궁금해진 거죠. 너무 익숙해서 소중함을 잊었던 사람들에게 이제 고개를 돌려 따뜻한 시선을 줘보세요. 그리고 먼저 용기 내어 질문해보세요! 당신은 죽음을 어떤 색으로 채색하고 싶나요? 어떻게 삶을 완성하고 싶은가요? 그러면 그 대화 속에서, 제가 그랬듯, 외려 선물을 받게 되실 거예요! 부디, 제 책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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